2008.11.11 23:00

11월 가을이 깊어가는 즈음....정말 오랜만에 대학로를 찾았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춤추던 애덜(?)에 열광을 했었었드렜건만(하하하^^;;)....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이 변한다는 말을 이럴때 실감하는 것같다. 이젠 그 또래의 추억으로 남고, 나는 내 또래의 많은 이들처럼 문화생활을 좀 하고자 이 곳을 찾는다.

손숙, 황정민의 "잘자요 엄마" -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무엇보다 감동한 건 90분의 시간과 공간을 채우는 손숙씨와 황정민씨의 연기였다. 90분동안 단 2사람만 연기한다는건 적어도 40분간 계속 대사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완전 멋졌다. 손숙씨의 자그마한 몸짓에서 어떻게 저런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는 걸일까? 정말 멋진 분이다. 황정민씨 또한 그에 못지 않은 몸부림(? 극중에서 그녀는 간질병 환자이다)과 눈물로 관객을 사로 잡는다.

작가인 마샤 노먼(Marsha Norman)은 미국에서 희곡 뿐만 아니라 영화 <The Color Purple>, 미국 드라마 < Law & Order>로도 유명하다. 그녀의 1983년 희곡인 <'night mother>는 엄마 델마와 같이 사는 이혼한 딸 제시의 자살선언부터 시작된다. 자살을 하겠다는 딸과 그것을 말리는 엄마의 잊혀졌던 서로 이해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벌어진다.

사실 처음에 연극을 봤을땐, 정말 독한 엄마와 독한 딸의 고백이구나 했다. 어떻게 딸이 엄마가 그렇게 말리는데 자살할 수 있지, 엄마는 어떻게 딸의 간질병을 어릴때부터 숨길수 있을까? 그런데 곱씹을수록 어쩌면 나와 우리 엄마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 상처주고 있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란 이유로, 딸이란 이유로, 가족이란 이유로 말이다.

서로 미안해하지만 결국 결론은 딸의 자살로 끝을 맺는다. 자살하는 딸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건 간질병을 가진 그녀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죽음조차도 선택할 수 없이 아픈 것보다, 선택할 수 있을때 그것을 선택하고 싶다는 말이 참 마음이 와닿았다.

손숙과 황정민의 "잘자요 엄마"는 내게 그런 느낌이었다. 더블캐스팅이었던 나문희와 서주희의 "잘자요 엄마"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나름 매력적인 조화가 인상적인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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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http://www.idsartcenter.co.kr/2008/08/
  • 미돌 2008.11.13 09:46 신고

    더블 케스팅이었군요. 손숙은 공무원보다 연극인이 더 멋져보이는데요 ㅎㅎ
    우린 정말로 가장 가까운 가족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가장 상처를 많이 주는 존재가 아닌가 생각하면 좀 슬퍼져요..멋진 연극 보셨네요 ^^

    • bong^^ 2008.11.13 14:39 신고

      네, 나이가 들수록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 그린 데이 2008.11.13 10:12 신고

    가을의 대학로는 정말 운치있죠~ 대학시절엔 거의 매일 대학로를 찾았었는데 요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오.. 갑자기 물밀듯 떠오르는 대학로의 아련한 추억들~~

    • bong^^ 2008.11.13 14:41 신고

      하하~~물론 많이 변했겠지만 그 분위기는 아직 그대로인거 같아요^^

  • 푸드바이터 2008.11.13 12:06 신고

    아.. 대학로 가고 싶다.. AG에 있을때는 거기서 살았는데 말이죠.. ^^

    • bong^^ 2008.11.13 14:41 신고

      아~ 소문으로만 듣던 짠이아빠님. 정말 영광이네요ㅋㅋ 종종 놀러오세요^^